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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률 0' 품질관리… "세계 고속철 시장 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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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률 0' 품질관리… "세계 고속철 시장 승산"

입력
2013.10.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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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경영 원칙 적용 수입국 온도에 맞춰 만들고회전 지그 통해 꼼꼼히 점검… 완벽한 차체제작 노력 성과인도 전동차 공급사업 수주 유라시아 철도 참여 가시화 등 해외 비중 늘며 잇단 러브콜ITX-새마을 첫 공개… "수출에 효자노릇 기대"

4일 경남 창원시 의창대로 현대로템 창원공장. 서울 여의도의 5분1이 넘는 63만㎡ 거대부지 위엔 여러 공장들이 즐비해있다. 오는 11월 시운전을 앞두고 막바지 시험운행중인 호남고속철, 올 연말까지 미국 덴버 교통국에 공급될 전동열차, 그리고 내년부터 기존 새마을호의 바통을 하나씩 이어받아 전국을 누비게 될 ITX-새마을까지, 말 그대로 모든 열차의 산실이었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로템은 고속철에서부터 트램, 기관차 등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철도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종합철도 기업이다. 철도의 본고장인 아일랜드를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 북미, 남미, 아프리카 등 35개국에 지금까지 약 4만2,000량의 차량을 수출했다. 미국과 터키 현지에도 공장이 있지만, 이곳 도움 없이는 완성열차 제작이 불가능해 창원공장 자체가 해외수출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연말 기업공개를 앞두고 현대로템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수주실적 중 54%가 수출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4%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현대로템의 유라시아 횡단철도사업 참여도 가시화 하고 있어, 앞으로의 해외 사업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바닥프레임, 창문과 출입문 등이 뚫린 사이드프레임, 루프프레임이 조립을 기다리는 차체공장에서 처음 눈에 띈 것은 회전지그. 길이 25㎙, 무게 30톤에 달하는 차량을 바비큐 통구이처럼 물려놓고 360도 돌릴 수 있는 설비다. 김창민 차체생산팀장은 "회전지그로 돌려가면서 용접을 하면 꼼꼼하게 할 수 있어 완벽한 차제 제작이 가능하다"며 "완성 뒤에는 다시 여기에 넣고 돌리면서 손금 보듯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실 품질에 대한 현대로템의 집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선언한 품질경영은 비단 현대차나 기아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현대로템에도 예외가 없는 원칙이다.

공장 천장에 붙은 원적외선 히터가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는 작업자들이 아닌 제작 차량을 위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저건 수출하는 나라의 온도에 맞추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그는 "겨울에 제작해 한 여름인 나라로 납품하면 차량 품질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제작환경과 운영환경의 차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로템에는 곳곳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인도 델리에서 1조원 규모의 전동차 공급사업을 따냈는데, 전력소비효율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캐나다 봄바르디에, 프랑스 알스톰 등 쟁쟁한 업체들을 따돌렸다. 전동차 효율성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철도의 본고장 미국으로도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4월 로템이 납품한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지방철도공사(SCRRA) 열차와 덤프트럭 간 충돌사고로 차체가 훼손된 일이 있는데 인명피해이 거의 나지 않자 '현대로템=안전' 인식도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것. 필라델피아, 보스톤, 덴버 등이 현대로템과 연을 맺고 있다.

이어 찾은 시험장과 의장공장의 품질공정은 절정에 달했다. 3.1㎞ 규모의 시험선로에서 정밀 테스트 중인 호남고속철은 국내 독자기술로 탄생한 KTX-산천을 기반으로 기존 문제점을 개선해 만든 현대로템의 2세대 고속철이다. 회사측은 품질이 안정궤도에 오른 만큼 향후 세계 고속철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현대로템측은 'ITX-새마을'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새마을호는 KTX에 밀려 '구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 하지만 현대로템은 새마을호를 KTX에 버금가는 '준고속철'로 탈바꿈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보면 고속철도 중요하지만 최고속도 150~200㎞의 준고속철 시장의 수요층이 가장 두텁다"면서 "다시 태어난 새마을호가 수출에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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