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을 연고로 하는 미국 프로풋볼(NFL) 워싱턴레드스킨스의 팀명을 놓고 인종차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 같으면, 내가 팀 소유주라면 명칭 변경을 생각해보겠다"며 "비록 역사가 있는 이름이더라도 꽤 많은 미국 원주민을 자극하기 때문"이라며 오랜 논쟁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오바마 대통령 외에도 많은 유력 인사들이 팀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레드스킨스'(Redskins)라는 단어가 인종차별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말은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유럽인들이 자신들보다 먼저 살고 있던 원주민을 부를 때 쓴 경멸적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의 톰 콜(오클라호마) 하원의원 등 의원 10명은 대니얼 스나이더 구단주,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 등에게 5월 팀명 교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의도적이건 아니건 레드스킨스라는 단어가 원주민들에게 인종차별적이고 경멸적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 프레스턴 마셜이 1933년 보스턴에서 팀을 창단해 이 이름을 쓰고 1937년 워싱턴으로 연고지를 옮긴 이래 워싱턴레드스킨스의 팀명은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1992년 원주민들이 NFL을 상대로 상표권 취소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까지 간 끝에 결국 패소했다. 최근엔 또 다른 원주민 출신 여성이 상표권 취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스나이더 구단주는 성명을 내고 "레드스킨스에 있는 우리는 모두를 존중하고 우리 팀과 그 이름을 사랑한다"며 팀명 변경을 반대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워싱턴 주민 66%가 이름 변경을 반대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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