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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시아 영화 중 한국영화가 단연 돋보여… 관객층 넓다는 점도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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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시아 영화 중 한국영화가 단연 돋보여… 관객층 넓다는 점도 놀라워"

입력
2013.10.0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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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아시아 영화를 주시했는데 최근엔 한국영화가 가장 흥미진진합니다. 그 이유를 알고 싶어 부산을 찾았습니다."(닐 조단)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닐 조단(63)과 짐 쉐리단(64)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마련한 '아일랜드 특별전' 행사를 위해 한국을 첫 방문,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한 문화공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단은 '크라잉 게임'(1992)과 '마이클 콜린스'(1996) 등으로, 쉐리단은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와 '나의 왼발'(1989)로 이름을 알린 대가다. 기자회견에는 아일랜드의 신예 감독인 존 버틀러, 브렌단 멀다우니, 란스 테일거가 함께 했다.

조단은 "한국 영화 '올드보이'가 인상적이었는데 한국 관객층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클 콜린스'와 '나의 왼발' 등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기에 만들어진 영화"라면서 "중요한 것은 그 사회의 목소리를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그런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마이클 콜린스'는 아일랜드 독립을 이끌다 암살 당한 독립 영웅의 삶을 그렸다. 마이클 콜린스의 게릴라 전술에 대한 평가는 아일랜드 안팎에서 엇갈린다. 조단은 "감독은 논란에 구애 받지 말고 아일랜드의 역사를 아일랜드 관객들에게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쉐리단은 아일랜드 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할리우드 영화에 의해 세계 영화의 다양성이 훼손되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인을 중국ㆍ일본인과 혼동하듯이 사람들은 우리 아일랜드 감독들을 영국인으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요즘 할리우드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관객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다 보니 대사나 드라마에 신경 쓰지 않고 비주얼만 강조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일랜드 영화의 배급은 점점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개봉하지 않은 아일랜드 영화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상영되기 쉽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뒤 뒤늦게 아일랜드에서 개봉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부산=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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