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 8일간의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순방길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이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다자외교 무대에서 세일즈 외교 행보를 이어간다. 6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순방은 박 대통령의 취임 후 네번째 해외 방문이며 지난달 러시아 베트남 순방에 이은 '세일즈 외교 2탄' 행보다. 취임 후 해외 방문 때마다 국정 지지율이 상승했던 박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도 외교 성과를 거둬 기초연금 공약 수정, 진영 전 복지부장관 사퇴 등으로 주춤했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한ㆍ아세안(ASEAN) 및 아세안+3(한ㆍ중ㆍ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4개의 굵직한 다자 정상회의와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등이 이어지는 이번 순방에서 박 대통령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무엇보다 '세일즈 외교'다.
박 대통령이 6일 APEC 정상회의 첫 일정으로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에 참석, 1,200여명의 APEC 기업인을 대상으로 기조연설에 나선 것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알려 해외투자 유치를 이끌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창조경제'를 설파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규제ㆍ금융ㆍ교육ㆍ국경 등 4가지 장벽을 허무는 데 역점을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최고경영자회의에는 왕쉐홍 HTC 회장, 에릭 러더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존 라이스 GE 부회장 등의 해외 기업인이 참석했고, 국내 경제계에서는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박기홍 포스코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8일 오후 브루나이로 무대를 옮겨서는 동남아 지역 10개 국가 연합체인 아세안을 대상으로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아세안은 우리나라 제2위 교역시장이자 제1위 투자대상지이며 제2위 건설수주시장으로 우리의 핵심 경제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다. 박 대통령은 한ㆍ아세안정상회의 등을 통해 아세안 회원국들과의 교역 확대 및 경제협력 확대 기반을 적극 조성할 예정이다.
이번 세일즈 외교의 하이라이트는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이다. 지난달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 동남아 국가인 인도네시아 방문은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 신흥경제권으로 주목받는 아세안을 중시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의미가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에너지, 환경, 창조경제, 산림휴양 등 미래지향적 분야로 협력범위를 확대하는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한ㆍ인니 비즈니스 투자포럼을 통해 순다대교 건설, 수카르노 공항철도 등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인프라 국책사업에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포스코, 롯데케미컬 등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발리=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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