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미국에서 지낼 당시 자신의 국적을 일본으로 표기한 '제1차 세계대전 징집카드' 등 미국 정부 문서가 공개됐다.
미국 국가기록원과 민간 고문서 보관 웹사이트 엔세스트리닷컴(Ancestry.com)이 최근 공개한 문서를 미주한국일보가 3일 확인한 결과 이 전 대통령의 영문 이름(Syngman Rhee)과 생년(1875년) 등이 일치하는 연방 문서가 60여건에 달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이 전 대통령 관련 문서들은 대부분 그가 조지워싱턴대,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에 재학하던 시기와 하와이 및 캘리포니아 등에서 독립운동을 할 당시 기록된 것들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자료는 이 전 대통령이 1918년 직접 작성한 1차 대전 징집 카드다. 당시 43세이던 이 전 대통령은 이 카드에 자신의 인적 사항을 필기체로 상세하게 적었다. 출생일은 음력인 3월26일, 직업은 한국학교 교장, 주소는 하와이로 썼다. 국적은 '일본(Japan)'으로 기재했는데 이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1919년 상해임시정부 대통령에 선출될 때까지 국적을 일본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당시 재미동포들은 징집 카드 등의 국적란에 중국, 일본 또는 조선-일본, 한국으로 다양하게 표기했었다. 이미 그때 이 전 대통령은 파리강화회의 참석을 위해 비자 발급을 요청하고 우드로 윌슨 대통령에게 국제연맹의 한국 위임통치를 청원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1933년 프랑스에서 뉴욕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할 당시 서류에 직업을 박사ㆍ교수, 인종은 한국인, 출생지는 한국 등으로 표기했다.
이 전 대통령과 1934년 뉴욕에서 재혼한 프란체스카 여사의 1930년대 입항기록 등도 이번에 함께 공개됐다.
뉴욕=함지하 미주한국일보 기자 ji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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