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 소재 군 병원 소속 병사가 휴가에서 복귀하면서 반입한 흉기를 휘둘러 한 명을 살해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가 자신도 장교가 쏜 총탄에 맞아 중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4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50분쯤 춘천시 신동 국군춘천병원 생활관에서 기간병인 오모(20) 일병이 권모(21) 일병 등 선임병들에게 손도끼와 접이식 칼을 휘둘렀다. 불침번 근무 중 목 부위를 찔린 권 일병은 치료 도중 숨졌고 다른 상병 한 명과 일병 한 명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3일 오 일병이 이틀 동안의 포상 휴가를 다녀오면서 부대로 들고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직후 부대 내 당직 사령(대위)이 흉기 난동을 부리는 오 일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지휘통제실에 보관된 경계용 소총(M-16) 1정을 가져와 실탄 1발을 발사했다. 오 일병은 왼쪽 어깨 부위에 관통상을 입은 채 부대 인근 민간 병원인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오 일병은 현재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지만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사건 당시 당직 사령이 오 일병에게 흉기를 버리고 투항할 것을 권유했으나 권 일병을 찌른 뒤 20여분 간 오 일병이 난동을 지속, 실탄 발사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동료 병사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이유에 대해 오 일병은 "폭행과 질책 등 괴롭힘을 참기 어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부대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함께 부대 내에서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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