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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APEC 정상회의마저… 동남아 순방 모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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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APEC 정상회의마저… 동남아 순방 모두 취소

입력
2013.10.0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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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무산시켰다.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대변인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방문 계획마저 취소한다고 밝혔다. 오바마를 대신해 존 케리 국무 장관이 이들 4개국을 순방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7~8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8~10일 브루나이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아시아에서 미국의 건재함을 확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셧다운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순방 계획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발리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별도로 이루어질 예정이던 오바마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양자회담도 불가능하게 됐다. 두 정상은 발리에서 별도의 양자회담을 열어 시리아 문제와 관련한 공동작업 이행 과정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아시아 순방 취소가 하원 공화당이 주도한 셧다운의 또 다른 결과"라고 비난했다. 1995년 셧다운 때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불참, 개최국 일본과 관계가 나빠졌다.

외교전문가들은 이번 순방 취소가 안보와 경제적 국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중심(재균형) 전략의 중대한 후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향해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제안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독무대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에 이어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까지 나서며 동남아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9~15일 브루나이와, 태국,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발표문을 통해 리 총리가 이 기간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데 이어 태국과 베트남을 정식으로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의 동남아 순방은 시 주석이 8일까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데 이어 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그 이튿날 곧바로 이어지는 것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베이징=박일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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