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3일(현지시간) 차량 추격전과 총격이 발생해 한때 주변이 통제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던 여성 운전자가 비무장 상태로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백악관 인근에서 검은색 승용차를 탄 한 여성 운전자가 경찰 검문을 피해 전속력으로 달아났고, 경찰 차량 여러 대가 이를 뒤쫓았다. 이 여성은 경찰 바리케이드를 몇 차례 뚫고 지나가다 추격전 끝에 백악관에서 약 5㎞ 떨어진 의사당 인근에서 멈췄고, 차량에서 나오자마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여성은 코네티컷에 사는 미리엄 캐리(34)씨로 확인됐다. 차에 동승했던 어린 아이 1명은 무사했고, 경찰관 2명이 여성의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후송됐다. 총격으로 인해 의사당 건물은 약 40분간 출입이 통제됐고, 직원들에게도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백악관 인근 도로 역시 한시적으로 출입이 금지됐다.
숨진 여성 용의자가 왜 경찰을 피해 달아났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성이 총을 쏜 증거나 테러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현지 경찰이 발표했다.
한 네티즌은 “여성이 차량에서 나올 때 분명 무장하지 않은 것을 보았을텐데, 경찰은 꼭 총을 쐈어야 했나?”라고 개탄했고, 다른 네티즌도 “아이 앞에서 비무장 상태의 여성을 쏘다니, (명분으로 내세우는) 국토 안보라는 말이 소련 암살단의 이름처럼 들린다”고 비꼬았다. 반대로 “이 여성이 트렁크에 폭탄을 싣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아느냐”며 “백악관과 의사당은 테러리스트에게는 ‘꿈의 타겟’인 만큼 경찰에게 달리 선택권이 없었다”고 옹호하는 글도 있다. 한 네티즌은 “현재 법은 먼저 쏘고, 나중에 사유를 묻도록 돼 있다”며 “타이어 충격기를 이용하는 등 차량을 일단 멈추게 하는 새로운 정책이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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