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활시위는 강풍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기보배(광주광역시청), 장혜진(LH), 윤옥희(예천군청)가 나선 한국은 4일(이하 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파필론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전 4강에서 멕시코를 181-177로 따돌렸다. 이로써 한국은 7일 벨라루스와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이날 경기장에는 점수판, 광고 보드가 넘어지고 천막 대들보가 무너질 정도로 거센 강풍이 불었다. 궁사들은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의 바람을 몸으로 맞으며 오조준까지 하느라 진땀을 뺐다. 올 시즌 세계 최고의 여자 궁사로 자리매김한 윤옥희가 과녁 전체를 빗나가 허공을 가르는 0점 화살을 쏠 정도였다. 하지만 당황하는 순간도 잠시 한국 여자 궁사들은 이내 침착하게 한 발씩 과녁에 꽂아 넣었다.
여자 대표팀은 8강전에서 중국과 193-193으로 비겨 화살 한 발씩 세 발로 승부를 결정하는 슛오프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슛오프에서 26점을 쏴 22점에 그친 중국을 극적으로 따돌렸다. 앞서 16강전에서는 폴란드를 193-189로 꺾었다.
이승윤(강원체고), 임동현(청주시청), 오진혁(현대제철)이 출전한 남자 대표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해 세계선수권대회 7연패가 좌절됐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 4강에서 유럽의 복병 네덜란드에 191-193으로 석패했다. 한국은 2001년 중국 베이징 대회부터 2011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까지 세계선수권대회 6연패를 달성했다.
올해 남자 대표팀은 세 차례 월드컵 단체전에서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고 모두 정상에 오른 터라 이번 대회에서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7일 프랑스와 남자 단체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미국과 네덜란드는 같은 날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한편 한국은 남자 개인전, 혼성전, 여자 단체전에서 결승에 진출해 전체 5종목 가운데 3종목에서 우승에 다가섰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오진혁, 이승윤이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확보했고, 혼성 결승전에는 오진혁-기보배 조가 출전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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