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은 아직도 '80년대생'이 대세다.
지난 2일 바둑TV대국실에서 벌어진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8강전에서 최철한(28)이 안성준(22)을 물리치고 8강에 합류했다. 최철한은 지난 6월 바둑리그에서 안성준과 국내 공식기전 사상 최초의 장생 무승부 대국을 만들어 화제가 됐는데, 두 번째 맞대결에서 결국 승리를 거뒀다.
이에 앞서 1일에는 현역 해군 일병 백홍석(27)이 안조영(34)을 물리치고 역시 4강에 올랐다. 39기와 40기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백홍석은 마침 국군의 날에 벌어진 8강전에서 현역 군인다운 강한 전투력을 발휘해 안조영을 제치고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했다.
이로써 명인전 4강 멤버가 모두 확정됐다. 이세돌(30ㆍ랭킹 3위) 박영훈(28ㆍ6위) 최철한(4위) 백홍석(7위) 모두 1980년대생으로 16강 진출자 가운데 랭킹이 높은 기사들이 결국 끝까지 살아남았다. 최근 4강 멤버가 확정된 천원전에서도 박정환, 김지석, 최철한, 박영훈으로 대진표가 짜여졌다. 박정환 외에는 역시 모두 1980년대생이다.
중국에서는 저우루이양, 장웨이제, 판팅위, 스웨 등 '90후 세대'가 세계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지 이미 오래고, 최근에는 '95후'까지 정상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데 국내 바둑계는 박정환 한 명을 제외하고는 '90년대생'들이 좀처럼 '80년대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준결승전 대진은 이세돌-박영훈, 백홍석-최철한의 대결로 확정됐지만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