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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외국인지하디스트, 그들은 무얼 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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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외국인지하디스트, 그들은 무얼 노리는가

입력
2013.10.0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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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 사용으로 국제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시리아 사태의 또 다른 관심사는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반군이다. 이들은 대부분 알라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치르는 이슬람교 신봉자인 ‘지하디스트’들이다.

서방 언론과 정부 기관들이 시리아 내 알카에다와 연계된 외국인 지하드의 역할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진행된 연구 성과는 미미하다. 영국 킹스컬리지 국제급진화연구센터(ICSR)가 올 4월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출신 지하디스트 440여명(추정치)이 시리아 반군에 가담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 또한 정확한 통계 없이 보도됐던 내용들로만 유추했을 뿐이다.

외국인 지하디스트가 베일에 가려진 것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시리아 지역을 취재할 수 있는 외국 언론인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또 알아사드 정권은 이들을 ‘외국인 테러리스트’로 몰아세웠고, 특히 러시아 매체 등을 활용해 거짓된 정보를 확산시켰다.

9월 초 알아사드 정권은 “기독교인들이 거주하는 시리아 남서부 도시 말룰라(Malloula)에서 기독교민병대가 지키는 검문소 두 곳을 다양한 반군 단체가 공격했다”고 밝히며 이를 알카에다 소행으로 돌렸다. 미국과 영국 통신사들은 이 내용을 받아 전했지만, 말룰라 소재 수도원의 수녀들이 “그런 공격은 전혀 발생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한 내용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결국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오보를 전한 꼴이 됐다.

◆시리아 외국인 반군 변천사

그렇다면 시리아에서 외국인 반군은 어떻게 형성되고, 무슨 역할을 해왔을까.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시리아 북부 알레포 지역 등을 현장 취재해 이들을 추적했다.

2011년 3월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시리아 사태가 시작됐으나 1년여 흐른 2012년 중반까지도 시리아 내 외국인 반군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초기 가장 큰 단체는 리비아인들이 주축이었다. 42년간 철권 통치한 무아마르 카다피를 2011년 성공적으로 축출한 이들은 이후 독재자에 대항하는 투쟁을 지원하는 데 훨씬 더 의미를 부여했다. 2012년 7월 당시 터키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북부 아자즈에서 정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반군이 승리하면서 터키를 통해 국경을 넘는 가장 중요한 루트가 확보됐다.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시리아 북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하디스트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체첸 등으로부터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이들 급진주의자들의 목표는 시리아 반군을 도와 단순히 독재를 타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건 시리아 영토에 범이슬람주의 신권국가를 수립하는 것이다.

외국인 반군들은 뭉쳐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이들 대부분은 시리아 반군 조직과는 별도로 소규모 개별 조직을 만들어 군사적으로 협력했다. 초기에 이들은 2012년 1월 만들어진 가장 투쟁적인 반군인 ‘알누스라 프런트’와 협력했지만, 올해 초엔 상황이 바뀌었다. 이라크 출신 전사들로 시작한 단체 ‘이라크ㆍ시리아의 이슬람국(ISIS)’이 타국 출신을 포용해 3,000~6,000명으로 커진 것이다. ISIS는 10만명을 보유한 자유시리아군(FSA) 등 시리아 반군 단체만큼은 아니더라도 페르시아만 국가의 금품 후원을 받을 정도로 힘을 키웠다.

◆전쟁 참여는 소수

외국인 지하디스트 중 시리아 정부군에 맞서 전쟁에 참여하는 인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하디스트 상당수는 반군 점령 지역에 진입해 세력화하는 데만 관심을 쏟고 있다.

외국인 지하디스트가 외부 세력을 적대시하는 지방의회나 시리아 반군과 갈등을 일으키면서 결국 반정부 세력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독립하려는 지방 정부와 의회를 ISIS가 납치와 살인을 저질러 가며 막고 있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 중심도시 라카가 그 예다. 이들은 손쉽게 운영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인 등을 납치해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며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다. 9월 중순 터키 국경과 인접한 북동부 아자즈 지역에서는 ISIS가 FSA 측 인사를 납치한 사건으로 갈등을 빚어 양측이 총격전을 벌이다 휴전한 적도 있다. 북쪽 해안 라타키아 지역에서는 ISIS가 FSA 핵심 지휘관 2명을 사살하고, 폭격까지 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로 협력할 수 밖에 없다. FSA의 하산 하마데 대령은 “우리는 2개 전선을 동시에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살림 이드리스 FSA 준장도 “지하디스트가 우리에게 매우 위험하지만,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기에 그들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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