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중국 저인망(바닥 끌그물) 어선 조업이 16일부터 시작됨에 따라 중국어선의 무허가ㆍ불법 조업이 함께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해양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3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중국 저인망 어선 조업금지 기간이 15일 종료돼 허가를 받은 중국 어선들이 서해5도 일대~제주 이어도 남방해역에서 조업을 재개한다. 한중 양국이 2001년 어업협정에 따라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설정한 저인망 어선 조업금지 기간은 매년 4월 16일부터 10월 16일까지 6개월 간이다.
조업 허가를 받은 중국 저인망 어선은 약 780척이지만, 무허가 어선들이 이들과 함께 몰래 들어와 조업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경청 관계자는 "무분별한 치어잡이, 폐그물 투기, 정해진 어획량 초과 등 허가 받은 어선들의 불법조업도 덩달아 늘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을철 성어기를 맞아 지난달 말부터 우리측 허가수역과 한중 양국 어선에 한해서 신고 없이 조업할 수 있도록 허용된 잠정조치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늘면서 불법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지난 1~2일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북서쪽 약 68㎞ 해상 등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5척을 나포했다. 나포 과정에서 목포해양서 소속 황모 경장 등 해양경찰관 2명이 다치기도 했다.
꽃게잡이가 한창인 인천 백령도 등 서해5도에서 우리 어민들이 설치한 어구와 꽃게를 중국 어선들이 훔치다 적발되는 등 어민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경은 광역초계기 등 인천 여수 제주에 배치한 항공기 6대를 투입해 항공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몰리는 해역에서 집중 단속도 벌일 방침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경찰과 군 등의 협조를 받아 평상시 집중 단속과 주기적인 대규모 특별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며 "무허가 조업, 영해 침범, 폭력 저항 등 중대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조업하는 등 불법조업한 중국 어선 266척을 나포해 담보금 101억2,800만원을 징수하고 97명을 구속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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