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올해 처음 여는 '세종축제'가 중심 콘텐츠 빈약으로 부실축제에 그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3일 세종시에 따르면 11일부터 13일까지 어진동 호수공원 일원에서 세종축제가 열린다. 지난 8월 세종조치원복숭아축제에 이어 시 예산으로 치르는 두 번 째 대규모 이벤트다. 이 축제 예산은 세종농협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본부 협찬금 3억원을 포함해 10억원이 넘는다. 예산규모로 치면 논산의 강경젓갈축제나 천안 흥타령춤축제 수준이다.
하지만 축제 전문가들은 이 축제의 프로그램이 음악회와 댄스경연대회, 백일장, 사생대회, 왕의 물 진상 재현 등 보여주는 행사 위주로 짜여 축제의 본질을 벗어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종축제는 전의면의 '왕의 물'이라는 소규모 축제와 '도원문화제'를 합쳤지만 새로 개발된 프로그램은 없고 축제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방송사의 '열린음악회'는 지난해 7월 세종시 출범 때 수 억 원을 들여 치르고도 이번에 또다시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넣어, 내년 선거를 의식해 지역 주민만 모으려 한다는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축제부문의 한 자문위원도 "세종축제는 관람객을 흠뻑 빠져들게 하고, 주제도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중심 콘텐츠(killer contents) 가 안보인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세종(世宗)과 관련된 학술 세미나를 열어 축제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확보하고, 세종의 질병을 치료했다는 '왕의 물(약수)'을 관람객이 마실 수 있게 하는 등 체험과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의 보완을 제시했다. 그는 "주민이 애착과 긍지를 가질만한 요소를 중심 콘텐츠로 내세운다면 축제를 통해 신ㆍ구도심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화합하는 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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