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모두 좌변이 허술한 형태다. 흑은 8의 곳, 백은 1의 곳이 취약지점이다. 수비가 먼저인지, 공격이 먼저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장면인데 김누리는 '공격이 최상의 방어'라는 바둑격언대로 1로 상대 진영에 먼저 침입했다.
홍민표가 2로 날일자 응수한 게 얼핏 소극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게 정수다. 동호인들 중에는 흔히 이런 장면에서 무턱대고 1로 눌러 막는 경우가 많은데 2부터 8까지 안에서 간단히 살아 버리면 백이 별 실속이 없다.
3부터 7까지 진행된 다음 이번에는 반대로 백이 8로 침입했다. 당연한 반격이다. 이때 흑이 즉각 9로 미끄러져 들어간 게 너무 성급했다. 지금은 먼저 1로 한 칸 뛰어 나간 다음 3으로 두는 게 올바른 수순이었다. 김누리는 1과 2의 교환이 손해라고 보고 보류했던 것이지만 막상 10, 12로 중앙이 막히고 보니 흑이 무척 답답한 모습이다.
한데 15 때 백이 16으로 단수 친 건 무슨 뜻일까. 당장 흑이 A로 빠져 나가면 축이 성립되지 않는데.
박영철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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