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테라스하우스 24가구 청약경쟁률 대박, 불투명창 통해 욕조서 외부 조망 가능한 타운하우스 테라스도 인기, 폐쇄적 베란다 문화서 유럽식 여유 즐기는 틈새시장으로 부상,
빨래 건조용으로나 쓰이는 죽은 공간이거나 거실 확장용 부수 공간 취급을 받던 테라스가 ‘주택의 꽃’으로 변모 중이다. 처음엔 아파트 저층세대 미분양 해소책으로 마련된 넓은 테라스가 다양한 여가 활동에 대한 입주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고급 타운하우스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가구 당 49.5㎡(15평)~82.5㎡(25평)의 외부 공간을 추가로 제공하는 ‘테라스하우스’를 분양해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8월 말 마감한 경기 용인시의 ‘수지 래미안 이스트파크’에서는 전용면적 95㎡에 49.5~82.5㎡의 테라스를 추가로 마련한 테라스하우스 8가구를 분양했는데 189명이 지원해 23대 1을 기록했다. 단지 전체 평균 청약 경쟁률 3.3 대 1 보다 7배나 높은 경쟁률이다. 6월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했던 ‘래미안 위례신도시’도 테라스하우스 24가구 모집에 3,082건이 청약(128 대 1)돼 평균 경쟁률(28 대 1)보다 훨씬 높았다.
이 같은 폭발적 반응에 다른 건설사도 테라스하우스 분양에 가세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달 분양하는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 최상층 9세대에 조망권을 극대화한 형태의 테라스하우스를 짓는다.
용인 등지에 짓고 있는 타운하우스에서도 입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취미 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넓은 테라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불투명창을 여닫을 수 있는 욕조공간을 테라스에 마련해 목욕을 하며 외부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한 타운하우스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넓은 테라스를 갖춘 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넓은 거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층 세대에 20평 전후의 테라스를 제공할 경우 3.3㎡당 분양가는 일반 아파트보다 100만~200만원 비싸지만 전체 분양가 대비로는 더 넓은 거주공간을 얻게 된다. 배유강 삼성물산 과장은 “아파트는 편리함과 안전성이 뛰어난 주택 형태지만 거주공간이 답답하다는 단점을 피하기 힘든데, 테라스하우스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영길 대한건설협회 문화홍보실장은 “지금까지 아파트 입주자들은 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중시해 서비스 공간으로 제공된 테라스를 악착같이 내부공간화 했지만, 점차 답답한 실내공간을 벗어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개방적인 테라스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조류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힐링’할 수 있는 테라스하우스가 각광받고 있지만 가격부담은 큰 편”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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