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여성 정치인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국회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추진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 24명 전원을 포함한 45명의 의원들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윤리위 제소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김 의원의 자질과 행태는 그 자체로 현 집권세력의 속성을 표상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회의'에서 "김진태 의원의 발언은 제가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최악이었다"며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마저 들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특히 김 의원이 막가파식 폭로에 면책특권을 악용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저질스러운 문제를 제기하면서 면책특권을 활용하고 있다"며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앞에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김 의원이 민주당의 윤리 제소 방침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도리어 논란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윤리 제소 방침에 맞서면서 "제보에 의해 여러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당사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모 여성 정치인'이라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를 비롯한 각계에서 "김 의원이 또다른 막말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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