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이 1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위원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화협은 200여개 정당과 종교, 시민단체로 구성돼 통일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민관협력 단체다.
홍 전 부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내정과 관련해 "몇 일전 상임의장단 회의에서 결정됐다"며 "2일 열리는 공동의장단 회의에 보고되면 (취임 절차가) 마무리 된다"고 말했다.
홍 전 부의장은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여권에서는 "지난 4월 김덕룡 현 의장이 사퇴 의사를 내비친 후 청와대와 정부간 물밑접촉을 통해 추진돼 왔다"는 얘기가 나왔다.
홍 전 부의장은 친박계 좌장으로 지난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지만 지난해 9월 불법선거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했었다. 이후 지난 1월 1심에서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를 포기했다. 일각에서는 유죄 판결 9개월만의 복귀가 적절한 것이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홍 전 부의장이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자리를 꿰차면서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친박 원로이자 김영삼 전 대통령과 연결된 YS계 인사인'올드보이'들의 귀환이 당 내외에서의 협력과 경쟁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홍 전 부의장의 민화협 입성은 사실상 정계복귀로 여겨지고, 김영삼정부에서 정무1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YS계 인사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10ㆍ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경기 화성갑 공천을 신청해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김영삼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내무부(현 안전행정부) 차관을 지낸 'YS계의 막내'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내년 당권을 노리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국정의 숨은 실력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1992년 대선을 앞두고 부산 지역 기관장들을 모아 지역감정을 조장한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 친YS계 인사다.
YS계의 약진이 두드러지자 당 안팎에서는"서 전 대표 정계복귀와 맞물려 김 의원과 당권을 놓고 경쟁관계에서 서로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는 YS계라는 동지적 인연에서 물밑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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