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를 띄워라.'
근래 보기 드문 풍년으로 9월말 이후 주곡인 쌀과 각종 농산품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해당 품목의 가격 하락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추(전년 동월대비 -26.9%), 파(-37.5%) 등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 하락으로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8% 에 머물렀다. 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문 것은 1999년 9월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9월에는 태풍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기상 여건이 좋아 물가가 0%대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표 물가가 0%대에 머물면서 물가 당국, 특히 농식품부의 고민이 180도 변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가격 하락을 유도했던 쌀, 고추, 배추 등에 대해 이번엔 하락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게 된 것.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는 수확기 기상여건 호조로 쌀은 물론이고 주요 과일과 채소의 작황이 아주 좋다"며 "초과 공급에 가격 폭락으로 관련 재배 농가가 타격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산물 지난달 30일 수급조절위원회를 열어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무 고추 마늘에 대한 정부 수매방식을 정비하는 한편, 고추에 대한 조기 수매에 나서기로 했다. 또 지방 양곡상들이 풍년을 핑계로 햅쌀을 헐값에 사들이지 않도록, 농협 등과의 협조를 강화키로 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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