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에 미술관이 있느냐 없느냐는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정신문화와 인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미술관의 유무에 따라 주민들의 문화수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변숙희(59ㆍ사진ㆍ경상북도박물관협의회장) 시안미술관장. 시안미술관은 영천을 대표하는 문화아이콘으로, 폐교를 활용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내년으로 다가온 개관 1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중인 그는 "시안미술관은 그냥 입장료 내고 작품을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영천 문화예술의 중심지"라며 "현대와 전통미의 균형 속에 다양한 문화예술 소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활용해 영천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피력했다.
변 관장은 원래 부부방송인 출신이었다. KBS대구방송총국 편집부에서 일하다 퇴직한 뒤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미술관을 차렸다. 부부방송인으로서 높은 연봉 등에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평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으로 2002년 영천시 화산면 폐교를 매입, 미술관으로 꾸미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고생을 할 것이라 각오했지만, 막상 문을 열고 보니 개점휴업상태로 막막했다"는 그는 "인근에 대구 포항 경주 울산 등이 있어 유명 작가 작가라면 관람객은 저절저 모일 것 같았지만 오산이었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그는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운동장은 파란 잔디로 단장했고, 수준 높은 조각품과 설치미술작품으로 꾸몄다. 입체와 평면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전과 예술제를 열었고, '국제미술컨퍼런스'를 열면서 1종 미술관으로서의 면모를 전국에 과시했다.
8월 말에는 경북도박물관협의회장 자격으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 일환으로 터키 현지를 방문, 국립군사박물관 및 고고학박물관과 문화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변 관장은 "지금 영천의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문화예술의 발전이 뒤따라야 한다"며 "전원 속에 위치한 마당 넓은 미술관을 무기로 국내 최고의 미술ㆍ박물관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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