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는 북미 대륙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지역으로 혹독한 기후와 환경 때문에 웬만한 동식물은 버텨내기 힘들다. 얼음과 바위로 덮인 척박한 땅,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는 툰드라, 언제 다시 불을 뿜을지 모르는 화산이 바로 알래스카의 풍경이다. 그 속에서 불곰은 나름의 생존방식을 터득해 살아가고 있다. EBS가 1일 밤 11시 15분에 내보내는 '세계의 눈'은 지구상 가장 넓은 지역에 걸쳐 야생의 낙원으로 꼽히는 알래스카에 살아가는 불곰을 만나본다.
다 자란 불곰은 몸무게 400㎏에 키는 3m나 되는 거구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 등으로 그 수가 급감하며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 위기의 동물이 알래스카에선 자연의 풍족함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불곰의 좋은 먹잇감인 연어들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불곰은 갈색곰 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크다. 이 때문에 겨울잠을 자기 전 긴 겨울을 이겨낼 충분한 영양분을 비축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불곰의 영양식이 되는 건 바로 홍연어다. 홍연어떼는 여름 산란기만 되면 자신이 태어났던 알래스카 남부에 위치한 미국 국립공원인 카트마이 공원의 브룩스강을 찾는다. 이들은 알래스카에서 태어나 2년여를 살다가 바다로 나가 2~3년을 더 지내다 고향으로 돌아온다. 브룩스강은 연어떼의 대이동으로 붉게 물든다. 이를 놓칠세라 브룩스 폭포 앞에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홍연어를 잡으려고 수십 마리의 불곰들이 몰려들어 장관을 이룬다.
연어는 산란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강을 거슬러 오르고, 짧은 여름 동안 영양분을 비축해야 하는 불곰은 이를 잡아 먹으려고 폭포 앞에 진을 친다. 이 생존경쟁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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