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 3월 부인과 함께 세종 어진동 총리공관에 입주한 이후 일주일에 6일 꼴로 서울공관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세종참여연대와 강석훈(새누리) 의원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3월부터 8월까지 서울공관에서 141일을 숙박한 반면 세종공관에서는 겨우 33일 머물렀다. 또한 공식·비공식행사도 서울공관에서 51회를 치른 데 비해 세종공관에서는 고작 7회에 그쳤다. 정 총리는 정작 세종 시민이면서도 일주일 가운데 엿새는 서울에서 보내고 하룻밤만 세종에서 머문 것이다.
이에 대해 세종참여연대 등 세종시민들은 "여당과 보수언론에서 '세종청사 비효율'이라고 떠드는데, 총리가 서울생활을 청산하지 못하니 그런 것"이라며 "서울청사를 폐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보다 앞선 4월 세종참여연대의 서울청사 위주의 국무조정실 운영 비판에 대해 국무조정실은"영상회의를 이용해 세종청사 위주로 국무조정실 업무를 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국무조정실 운영 자료 분석 결과, 국무조정실의 대국민 약속은 거짓으로 밝혀진 셈이다.
세종시민들은 세종청사 외면도 억울하고 분한데, 국무조정실이 국민들과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게 더욱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분을 삭이고 있다.
김부유(51) 세종시의원은 "세종시민들은 행정수도 위헌판결과 세종시 수정안 파동을 거치면서 정부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이 깊고 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는 12월에 정부청사 2단계가 이전하면 행정부 4분의 3이 세종으로 이전한다"며 "이제는 정부가 행동으로 정직함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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