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 오투리조트가 강원랜드 지원자금을 모두 소진, 또 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 위기에 처했다.
29일 태백시에 따르면 오투리조트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4회에 걸쳐 강원랜드로부터 지원받은 단기자금 150억원을 소진했다.
강원랜드의 지원이 끊기자 사업장 일부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고 직원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는 등 다시 극심한 자금난 재연될 조짐이다. 이미 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회사를 떠났고, 남아 있는 사원들도 희망을 잊은 지 오래다. 한 직원은 "폐광지의 희망이 될 것이라는 리조트가 애물단지가 될 줄을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투리조트는 민선 3, 4기 전직 태백시장의 공약으로 조성됐다.
태백시와 코오롱건설 컨소시엄은 2001년 12월 총 출자금 1,000억원으로 태백관광개발공사를 설립, 함백산 기슭에 리조트를 짓기 시작했다. 태백관광개발공사는 7년 뒤인 2008년 10월 479만9,000㎡ 규모의 리조트를 개장했다.
그러나 시와 태백관광공사의 안일한 계획이 화를 불렀다. 당초 2,360억원 이던 사업비는 잦은 설계변경으로 4,430억원까지 불어났고, 분양권 판매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장밋빛 청사진을 띄우기에만 급급했을 뿐, 분양실패에 대한 대안이 부족해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 민선 5기 태백시정의 발목을 무려 3년 넘게 잡고 있는 셈이다.
태백시는 매각에 마지막 희망을 갖고 있다.
정용기 부시장은 최근 황지연못 확장사업 주민설명회에서 "그 동안 30여 업체와 접촉했다"며 "매각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시의 분석 결과, 7월말 현재 오투리조트의 채무는 3,400억원으로 1년 전 3,560억원 보다 다소 줄었다. 또 여름 성수기였던 올해 7∼8월 두 달간 콘도와 골프장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태백시가 매각에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는 이유다.
시가 "내달 초에는 매각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평창 알펜시아 사례에서 보듯, 실패한 사업에 거액을 투자할 기업이 많이 않아 '구세주'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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