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임신 28주만에 860g의 이른둥이(미숙아)로 태어난 지안이는 벌써 어엿한 기부자가 됐다. 매달 2만원씩 꼬박꼬박 자신과 같은 미숙아를 위해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다.
지안이는 태어날 당시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폐렴 등으로 병원에서 수술과 입원치료가 필요했다. 하지만 치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지안이 부모는 병원의 복지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복지사가 소개한 교보생명과 아름다운재단의 '다솜이 작은 숨결 살리기' 프로그램으로 지안이는 700여만원을 지원 받았다.
지안이의 엄마는 "아이는 아프고, 돈은 부족하고 너무나 절박할 때 이 프로그램으로 지안이의 목숨을 살렸다"면서 "형편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은 만큼 지안이가 도움을 잊지 않도록 소액이나마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과 아름다운재단이 2004년 9월부터 시작한 '다솜이 작은 숨결 살리기' 사업은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숙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 교육보험으로 사업을 키운 교보생명의 특징을 잘 살린 사회공헌활동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수술비와 치료비를 지원 받은 이른둥이들은 현재 약 1,500명. 자금은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만들어진다. 교보생명 소속의 재무설계사들이 월급에서 일정액을 기부하면 그 액수만큼 회사가 지원하는 '매칭펀드' 방식이다. 매달 6,000여명의 재무설계사가 기부에 참여하고 현재까지 40억원이 훌쩍 넘는 자금이 조성됐다. 프로그램 덕분에 이른둥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형성됐고, 인식개선과 지원제도 확대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취약계층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공헌활동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 다솜이 간병봉사단'은 일자리가 필요한 취약계층 여성가장들에게 간병인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간병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무료로 간병서비스를 제공한다.
2006년 7월부터는 저소득층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유료로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솜이 케어서비스'를 선보여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참여 간병인 수는 매년 증가해 최근 270여명으로 늘었고, 그간 무료 간병서비스를 받은 환자는 1만7,000명에 달한다.
이 프로그램으로 고강도 업무에 시달렸던 여성 간병인들은 업무 환경이 개선됐고, 환자들도 질 좋은 간병서비스를 받게 됐다. 봉사단은 '다솜이 재단'으로 발전해 여성 가장들에게는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저소득층 환자에게는 무료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내고 있다.
다솜이 재단은 2007년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 정부 인증을 받았다. 매출도 증가세다. 2009년 30억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60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교보생명도 저소득층 무료 간병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11억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설계사 등 임직원이 재능기부 형태로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있다. 2008년 발족한 '교보생명 경제교육봉사단'은 교보생명 임직원들이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한다. 현재까지 임직원 780여명이 2만4,000명이 넘는 초등학생을 만났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회사 특징을 잘 살린 프로그램으로 '일일 경제 선생님'이 된 재무설계사들도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어린이들이 돈의 흐름, 직업의 가치, 수입과 수출, 무역과 환율 등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생생한 경제 금융 개념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 은퇴노인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진행된다. 교보생명은 만 60세 전후의 은퇴노인들을 대상으로 숲 해설가 교육을 제공하는 '숲 자라미'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 지원으로 최근 9년간 3,000여명의 은퇴노인들에게 숲해설가로 거듭나는 기회가 제공됐다.
소년소녀가장에게 생활, 교육, 의료 등을 지원하는 '사랑의 띠잇기' 도 호응이 좋다. 교보생명 사내에서 활동하는 봉사팀은 220여개, 연간 참여인원은 1만2,100명에 달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역량개발을 돕고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해 스스로 역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교보생명 사회공헌 활동의 차별화한 특징"이라고 자부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교보생명은 2008년 사회적기업육성유공대통령 표창, 전경련의 'IMI경영대상' 사회공헌부문 대상, 2010년 서울복지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대산농촌문화재단, 대산문화재단,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등 3개의 공익재단을 운영하고, 국민체육진흥 및 문화예술 지원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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