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찌꺼기나 잡초 같은 생물자원(바이오매스)으로 가솔린(휘발유)을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팀은 29일 “미생물 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해 원하는 형태의 화합물을 대량으로 생산하도록 만드는 기술(대사공학)을 이용해 가솔린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가솔린은 탄소 4~12개가 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탄화수소화합물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지방산을 탄화수소로 분해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생물의 체내 대사시스템을 이용해 가솔린 생산을 시도했으나 쉽지 않았다. 세포 구성 요소 중 지방산이 1%도 안 되는 데다 너무 길어서다. 2010년 미국 연구진이 탄소 13~17개 수준의 탄화수소(디젤유)를 얻는데 그쳤다.
이 교수팀은 미생물 내부에서 지방산 합성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지방산 길이를 조절하는 효소를 개량했다. 유사한 기능을 하는 식물 효소도 넣었다. 그 결과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형태의 가솔린이 세포 배양액 1리터당 약 580mg 생산됐다. 이 교수는 “각종 연료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계면활성제 등 다양한 화합물을 생산하는 화석연료 산업을 바이오 산업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라며 “생산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