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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사표 수리 건의] "검찰 독립성 훼손 책임지고 사퇴를" 반발 더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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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사표 수리 건의] "검찰 독립성 훼손 책임지고 사퇴를" 반발 더욱 커져

입력
2013.09.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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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27일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청와대에 사표 수리를 건의하자 검찰이 다시 들끓고 있다. 이미 채 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 때부터 검찰 내부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 나왔는데, 이번 조치가 검찰의 반감을 더욱 증폭시킨 셈이다.

이날 법무부 발표문의 톤으로 볼 때 황 장관은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사생활 문제로 검찰총장에게 감찰을 지시해 물러나게 함으로써 검찰 독립성을 훼손한 황 장관도 적절한 시기에 사퇴해야 한다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

법무부는 자체 판단으로 진상조사에 나섰다지만, 검찰 안팎에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등으로 채 총장을 탐탁지 않게 여긴 정권의 압력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황 장관이 외압을 막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켰어야 하고, 그럴 힘이 없었다면 동반사퇴 해 도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진상조사 결과로도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은 이전과 같다"며 "혼외 아들이 사실이라고 해도 청와대의 압력으로부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장관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진실이 뭔지는 알 수 없지만 본인이 원하니 그냥 사표를 수리하면 되는데, 명확한 증거도 없이 채 총장에게 왜 저렇게까지 모욕을 주는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황 장관이 사표 수리 건의를 늦췄다가 결국 실행한 것은 내부 반발 기류에 놀라 한발 물러났었던 것일 뿐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체념하는 분위기도 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정해진 수순대로 간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지켜만 보고 있다"며 "사실관계가 애매하니 장관에게 어떻게 하라고 하기도 애매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이번 일을 황 장관의 거취와 연결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채 총장이 검사장 시절에 (내연녀로 지목된)임씨가 사무실로 찾아가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사유가 타당하니 장관이 사퇴를 건의한 것 아니겠냐"며 "채 총장 본인도 사표 수리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황 장관이 동반 사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부에서의 신뢰를 완전히 잃은 상황에서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베일에 싸인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한 황 장관의 부적절한 대응이 검찰과 법무부 모두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비난도 나왔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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