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섰던 SK그룹 최태원(53)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50) 수석부회장이 항소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는 27일 최 회장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던 최 부회장에 대해서도 징역 3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최 회장 형제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이 전날 대만에서 국내로 전격 송환되면서 최 회장 측 변호인들이 변론재개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 회장 형제가 허황되고 탐욕스러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SK그룹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최 회장 형제가 지위를 악용해 자신들의 사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SK그룹 계열사로 하여금 1,500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출자하게 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유출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최 회장 형제가 펀드출자금을 반환한 점을 양형에 반영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펀드출자금 중 김원홍에게 송금한 450억원이 최 회장 형제의 대출금으로 반환됐다고 하더라도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김준홍(48)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장모 전무에게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최 회장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SK계열사 자금 500억여원을 선물투자를 위해 빼돌리는 등 63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올 1월 31일 법정구속됐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은 김 전 고문에 대해 28일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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