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넥센 박병호(27)와 삼성 최형우(30)가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이자 타격 3관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올 시즌 생애 최고의 해를 예약했다. 26일 현재 홈런(33), 타점(105), 장타율(0.591), 출루율(0.435), 득점(83) 등 다섯 개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어 2년 연속 MVP 수상이 유력하다. 2011년 타격 3관왕 출신 최형우는 2012년 부진을 떨치고 완벽히 부활했다. 홈런(27), 안타(149ㆍ이상 2위), 타점(92), 득점(75ㆍ이상 3위) 등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화려한 기록만큼 값진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바로 전 경기 출전이다. 올 시즌 종료를 앞둔 가운데 풀타임을 뛴 선수는 9개 구단 통틀어 7명뿐이다. 선수라면 누구나 잔부상을 안고 있고, 타격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 경기에 나가면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박병호와 최형우는 성실한 자기 관리로 긴 장기레이스를 잘 헤쳐간다.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던 박병호는 2011년 후반 LG에서 넥센으로 팀을 옮긴 이후 본격적인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해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붙박이 4번 타자로 모든 경기에 나갔다. 많은 투수들을 만나 싸우는 방법을 터득한 그는 올해 약점이 없는 완전체 타자로 진화했다. 박병호는 "올해 활약은 작년에 풀타임을 뛰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반기 동안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 연봉 삭감 아픔을 겪은 최형우는 올 시즌 이를 악물었고, 두 번 실패를 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더니 6월부터는 장타력까지 회복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주장으로서 선수단 가교 역할도 잘 수행했다. 그 결과 삼성은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최형우는 "주장이라고 특별한 것은 없다"면서 "매 경기에 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풀타임을 소화하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책임감으로 버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병호와 최형우가 각자 소속 팀에서 중심을 잡아주니 팀 역시 잘 나간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리그 최고의 4번 타자를 데리고 있어 행복하다"고 했고,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 박석민이 부진할 때 최형우의 공로가 컸다"고 칭찬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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