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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역사교과서 일부 저자 "이름 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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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역사교과서 일부 저자 "이름 빼 달라"

입력
2013.09.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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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ㆍ독재 미화 등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로 참여한 고교 교사 3명이 교과서 필진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출판사에 요구했다. 교육부 지시에 따른 교과서 수정ㆍ보완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교과서의 개선에 차질이 예상된다.

26일 교학사에 따르면 최근 이 출판사 편집부 앞으로 한국사 교과서를 공동 저술한 고교 교사 3명이 내용증명을 보내 "교과서 필자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사 교과서 중 고대ㆍ중세사를 집필한 저자들이다. 교학사 교과서 집필자는 모두 6명으로 논란이 된 근ㆍ현대사는 대표저자이자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 1ㆍ2대 회장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맡았다.

이들은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근∙현대사 부분과는 무관하지만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만주 일대 중심으로 번성한 부여의 위치를 한반도로 잘못 적는 등 고대ㆍ중세사 부분에서도 사실오류가 다수 발견됐었다. 양진오 교학사 대표는 "논란되는 부분을 저술하지 않았는데도 사회적 지탄을 받다보니 괴로워 이런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희 교수는 "(다른 저자들이)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힘들다며 며칠 전부터 저자에서 제외해줄 것을 상의해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일선 학교의 교과서 채택까지 미뤄가며 검정 합격된 한국사 교과서 전 8종을 수정ㆍ보완하기로 했지만 일부 저자들이 빠지면서 교학사 교과서는 제대로 수정되기 힘들 전망이다. 이 교수는 "3명 저자들이 수정을 못 하겠다고 하면 출판사와 협의해 대표저자인 우리가 고대ㆍ중세사도 수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원별 전문성을 갖고 저술하는 한국사 교과서의 특성상 비전공자가 내용을 정확히 바로잡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교육부는 검정된 교과서의 저자가 집필자 명단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하는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법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학사로부터 공식 의견이 오면 필자 제외가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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