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52) 창원 LG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지금까지 샤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코트의 신사'로 불린다. 섬세하면서도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명장의 반열에 올라선 건 대구 오리온스의 지휘봉을 잡은 2001~02시즌부터였다. 6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개근했고, 2002년에 부산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어느덧 감독 경력도 13년 차가 된 그는 김동광(60ㆍ삼성), 이충희(54ㆍ동부) 감독에 이어 사령탑 '넘버 3'다. 중국 난닝에서 LG를 이끌고 ABA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김 감독은 어느 해보다 의욕이 넘친다. 에어컨리그 동안 전력 보강에 성공해 팀에 김 감독의 섬세함이 덧입혀져 일약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김 감독은 섬세하고 작전이 많지만 재미있고 화끈한 농구를 추구한다. 모비스에서 영입한 가드 김시래와 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데이본 제퍼슨을 앞세워 성적과 재미를 동시에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로 13년 전 김승현과 마르커스 힉스라는 환상의 콤비를 앞세워 오리온스 돌풍을 일으켰던 때와 비슷하다. 1995년 오리오온스 전신인 동양의 창단과 함께 코치로 부임한 김 감독은 코치로 1998~99시즌에 32연패의 악몽을 경험했고, 2000~01시즌에는 최하위 추락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다 2001~02시즌에 첫 지휘봉을 잡자마자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통합우승의 위엄을 달성했고 그 중심에 김승현과 힉스가 있었던 것이다.
오리온스에서만 12년을 보낸 김 감독은 SK를 거쳐 지난 2011년 4월부터 LG를 지휘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객관적으로 약체로 꼽힌 전력이었다. 김 감독도 인내를 가지고 리빌딩을 시도했고, 구단은 전력 보강으로 힘을 실어 줬다.
김 감독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강원 양구에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실시했고, 송파구 방이동 체육관에서 손발을 맞춘 뒤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완성도를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김시래와 문태종이 오면서 많은 선수들이 경쟁을 하게 됐다"면서 단순한 전력 보강보다 경쟁 체제를 구축한 것을 최대 수확으로 꼽았다. 그는 "이번 시즌은 나도 기대된다. 최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난닝(중국)=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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