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들의 화두는 고객들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창조경영이다. 고객들이 반기는 기업이 돼야 사회에서 환영받고, 더불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려면 눈 앞의 단기 수익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속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끊임없는 투자로 고객은 물론이고 직원, 협력업체까지 포함한 동반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속 성장을 위해 창조경영에 나선 기업들을 살펴본다.
'도전 골든벨' 지원으로 미래인재 발굴■ 삼성카드
삼성카드의 사회공헌 활동은 임직원 가족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풍성해진다. 주변 이웃을 도우면서 가족간 추억도 쌓을 수 있는 일석이조 활동인 셈이다.
삼성카드의 '열린 나눔 봉사버스'는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농어촌 지역에서 일손을 돕거나 지역 분교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는 사업이다. 매달 다양한 주제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임직원, 가족 20여명이 경기 여주군 북내초등학교 운암분교를 찾아 야외 학습장을 정비했다. 이달 28일에는 40여명의 임직원과 가족이 일손이 부족한 충남 공주시의 밤 농장을 방문해 밤 수확을 돕는다.
KBS 퀴즈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지원 사업은 미래 인재 발굴을 위한 투자다. 모든 문제를 푼 학생에게 대학 등록금과 해외 배낭여행 연수비용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 골맺사(골든벨이 맺어준 사람들)를 만들어 출연했던 학생과 삼성카드 임직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골맺사 회원들은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봉사활동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간다.
1995년 4월 사회봉사단 발족으로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을 장려하는 삼성카드는 각 부서별 봉사팀을 따로 만들어 매년 우수봉사자에 대한 시상도 하고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건강·맛 동시 공략… 80개국 러브콜■ 농심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신라면 등 유명 라면을 줄줄이 탄생시킨 농심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에 맞춰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도전과 혁신을 준비해왔다. 이를 위해 농심이 선택한 카드는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乾麵)이다.
농심은 라면의 미래가 건면에 있다고 판단해 2007년 부산 녹산공단에 공장을 설립했다. 당시 외환위기 상황이었지만 과감한 투자만이 발전을 이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농심은 이곳에서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쫄깃한 면발의 느낌을 살리고, 6가지 채소를 가미한 '야채라면', '후루룩 국수', '쌀국수짬뽕', '둥지냉면'등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 파스타 제조공법을 활용한 사출면과 천연 식재료의 풍미를 그대로 살린 새로운 개념의 면 상품을 잇따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한 라면류는 국내 시장을 휩쓸며 점유율을 70% 가까이 끌어올렸고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신라면을 포함해 농심의 라면은 전세계 80 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는데, 교포나 아시안인들 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인기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라면은 세계적 유통체인인 월마트 입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히말라야의 트래킹코스부터 지구 최남단 도시인 칠레의 푼타아레나스에서도 농심의 라면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직원 가족까지 끌어 안는 '친화 경영'■ 삼성SDS
삼성SDS는 가치 창조의 시작을 직원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에겐 이미 익숙한 원칙이지만 삼성SDS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직원 가족까지 끌어 안는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삼성SDS를 가치창조 경영의 본보기로 삼는 이유다.
일례로 삼성SDS는 지난 7일 초ㆍ중등 학생 자녀와 함께 1박2일간 낯선 곳에서 숙박하는 '아빠와 함께하는 가을여행' 행사를 열었다. 선발된 아이들과 아빠는 경기 여주의 해바라기 마을을 다녀왔는데, 최근 유명한 MBC TV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의 삼성SDS버전이라는 칭찬이 쏟아져 나왔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천연 염색하기, 제기 차기, 숲 속 산책 등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퀴즈를 통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아빠와 속마음 터놓기' 시간도 가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임직원 중 291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농어촌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또 지난 5월에는 900여 명의 임직원 가족들을 잠실, 분당, 구미 등 6개 사옥에 초대해 카네이션 바구니 및 케이크 만들기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했다. 이 밖에 삼성SDS에는 '임직원 자녀 대상 재능나눔 특강', '주니어 정보통신기술(ICT) 체험교실', '자녀 진로탐색 기초진단 검사 및 부모 교육유형 검사 및 상담' 등 유난히 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차병태 삼성SDS 수석보는 "처음에는 좀 귀찮기도 했는데, 실제 가보면 재미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한 느낌도 들고, 아이들과 더불어 기억할 만한 추억거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협력사와 동행 수입부품 국산화 결실■ 한국남동발전
"2020년까지 글로벌 강소기업 30개 사를 육성하겠다." 한국남동발전이 올해 3월 선포한 '2020 동반성장 비전'이다. 중소 협력사들과 단순한 상생을 넘어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동발전은 협력사들과 공동출자해 설립한 수출전문회사 'G-TOPS'를 통해서500만 달러를 수출하기 위해 20건의 연구개발 아이템을 사업화다. 또 중소기업에서 1,500억 원어치 제품을 구매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9개 중소기업들과 집단에너지공급설비 정비ㆍ운영 전문회사인 '한국발전기술'을 설립해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공동 투자 등 신규사업도 협력사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공동 추진해 동반성장의 새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발전소에 필요한 145건의 기술개발과제를 발굴, 개발자금 328억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하기도 했다.
덕분에 남동발전의 동반성장 노력은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가스터빈 부품 등 그 동안 수입에 의존해 왔던 부품들과 핵심기술을 국산화에 성공해 최근 3년간 거둔 수입대체 효과는 252억 원, 구매비용 절감액수는 무려 105억 원에 이른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본사에는 동반성장추진센터를, 각 지역 사업소별로는 중소기업기술지원센터를 설치해 전사적인 동반성장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상생펀드 100억 조성해 동반성장 실천■ 대상
종합식품기업인 대상은 100억 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동반성장 실천에 나섰다. 상생펀드는 대기업에 비해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들을 돕기 위해 조성했다.
펀드를 통해 조성한 자금은 40여개 협력사에 회사별로 연간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된다.금리는 시중보다 낮아 협력업체들이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지급률도 10% 포인트 높이고, 대금 지급일도 기존 20일에서 10일로 앞당겼다.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상생경영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중요하다고 보고 마련한 조치들이다.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은 대상의 기발한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중소업체 동림푸드와 협업을 통해 국내산 쌀을 열풍 건조하는 첨단 쌀가공법을 개발했으며, 여기에 건더기 스프를 급속 냉각해 조합한 '컵국밥'이 대표적 사례다. 대상은 컵국밥 출시 두 달만에 30만개를 팔았고, 협력업체도 올 상반기에 1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명형섭 사장은 "동반성장을 통해 대상과 협력사가 공정하고 협력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연쇄(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재무, 교육, 채용 등 다각적 부문에서 확대 추진해 '행복한 상생, 즐거운 내일'이라는 동반성장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이중창 개발로 에너지 절감 새 이정표■ KCC
건축ㆍ산업용 자재를 만드는 KCC가 내놓은 고단열 창호 제품들은 기업의 부단한 노력이 빚은 가치창조경영의 대표적 제품이다. 이 업체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창호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에 맞는 고단열 창호 제품 개발에 주력해 왔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발코니 이중창'이다. 이 제품은 과학적 설계에 다양한 보조기술 을 적용해 1등급 기준의 단열 성능을 갖췄다. 특히 '프라임이중창 250'은 물막이턱 두께를 두텁게 해 중후한 외관을 가진 데다, 창 외부에 고풍압용 보강재를 적용시켜 비바람에 강하다.
발코니 외부의 난간 대신 접합 안전유리를 적용해 주거자의 시야를 확보해 주는 분할창호도 마찬가지다. 광폭 설계를 통해 타제품 대비 높은 단열 성능을 확보했고, 알루미늄 레일을 적용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이 같은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3 톱 시스템'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국내업체 중 유일하게 창호의 세가지 핵심 구성요소인 창틀, 유리, 실란트(건축 자재의 접합부를 메우는 재로)를 직접 생산하고, 검증된 가공업체를 통해 시공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창호 전체의 단열성, 수밀성, 방음성을 극대화 시켰다.
이밖에 KCC는 일반유리 내부에 적외선 반사율이 높은 특수금속막을 코팅해 단열성을 높인 '로이유리' 등 다양한 고기능성 유리를 개발해왔다. KCC 관계자는 "앞으로 친환경적인 제품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를 통해 고효율 건축자재 선도기업으로 한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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