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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한류드림페스티벌' 한류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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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한류드림페스티벌' 한류팬 없다

입력
2013.09.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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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가 시비 5억원 등 7억원의 국ㆍ지방비를 들여 '한류드림페스티벌'을 열기로 했으나 정작 외국인 한류관광객은 찾아볼 수 없다. 팬클럽 단위의 외지 청소년들 관람객은 대부분 당일치기인데다 지역민에게는 VIP초대권을 남발하고 있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집안잔치라는 지적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내달 6일 오후 6시 경주시민운동장에서 동방신기 카라 씨스타 에이핑크 에일리 등 아이돌가수 23개팀이 출연하는 한류드림콘서트 등 5, 6일 이틀간 '2013한류드림페스티벌'을 연다. 2010년부터 4회째다.

시는 한류드림콘서트에만 외국인 3,500여명 등 1만4,000여명이 관람하는 등 경주 관광산업 활성화와 젊은 세대에게 경주를 홍보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비 1억원과 도비 1억원, 시비 5억원 등 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이 중 콘서트에만 5억원을 배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관광업계와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별다른 효과도 기대하기 힘든 3시간짜리 행사에 시 예산을 5억원이나 쓰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여론이다.

외국인관광객 유치와 국내 젊은 층을 겨냥한 지역 대표관광상품으로 승화시킨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전혀 딴판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행사 10일 전인 25일 현재까지 경주시는 외국인들의 티켓 구입이나 숙박업소 예약 등 구체적인 상황을 전혀 파악 못하고 있다. 외국인 관람 현황은 숙소예약 등의 문제로 적어도 행사 보름 전에는 윤곽이 드러나게 돼 있는 것과 딴판이다.

지역 호텔ㆍ콘도업계들도 한류페스티벌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일본 중국 등 외국인들의 투숙 예약이 있지만 연령대로 미뤄 한류페스티벌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보문단지 내 A호텔 관계자는 "1, 2회 때만 하더라도 한류페스티벌 유치 여행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많아 외국인 단체예약이 러시를 이뤘는데, 지난해부터 거의 없다"며 "일본인 여행객이 줄고 8~10억원의 국도비 지원이 급감한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B호텔 관계자도 "한류페스티벌을 위한 예약은 25일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종전까지 외국인 관람객 유치 여행사에 대해 1명당 얼마 식으로 주던 '퍼주기'식의 인센티브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행사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국내의 열광팬들도 팬클럽 단위로 전세버스로 오후에 도착, 행사가 끝나면 그대로 되돌아 가는 형태여서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행사장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B씨는 "잠은 고사하고 밥 한 그릇 안 먹고 그대로 가는데 무슨 도움이 되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 와중에 주최측은 무대 앞 운동장 바닥의 좋은 자리는 대부분 '한류'와 거리가 먼 'VIP' 초대로 채울 계획이어서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행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모(49ㆍ경주시 충효동)씨는 "막대한 혈세를 들여 아이돌 가수들을 불러 야간에 2~3시간 공연하는 게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무슨 도움을 주냐"며 "내년 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둔 선심성 행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예산이 준 만큼 내실 있는 행사로 꾸미는 한편 한류열풍을 최대한 활용하고, 입장권 판매 수익으로 예산을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문화유산이며 국제관광도시라는 경주의 이미지를 높이고, 옛 수학여행의 명소라는 경주의 추억을 되살려 다시 찾는 경주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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