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통합 우승을 거둔 팀은 달라도 뭔가 달랐다. 선두 삼성이 다 넘어갔던 경기를 한 순간에 뒤집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삼성이 정규리그 종료 7경기를 남기고 쾌조의 8연승으로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삼성은 25일 인천 SK전에서 7회까지 0-3으로 끌려가다 8회에 대거 7점을 뽑아 7-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를 '5'로 만들었다. 삼성이 승전보를 울리기 전 2위 LG는 최하위 한화에 덜미를 잡혀 두 팀 간의 승차는 2경기로 벌어졌다.
짜릿한 역전극의 중심엔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석민이 있었다. 박석민은 2-3으로 따라붙은 8회초 무사 1ㆍ3루에서 상대 왼손 진해수의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 한방으로 분위기는 급격히 삼성으로 기울었고, 계속된 공격에서 2점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다. 선발 밴덴헐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신용운은 7회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반면 SK는 선발 윤희상이 7회초까지 무려 11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호투했지만 8회초 들어 낙차 큰 포크가 밋밋하게 들어가 8번 이지영과 9번 김상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윤희상을 구원 등판한 진해수는 위기를 막지 못하고 불을 질러 윤희상의 시즌 9승은 무산됐다. 6위 SK는 시즌 성적 59승2무59패를 기록, 4강 탈락이 확정됐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기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박석민의 역전 홈런이 결정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석민은 "홈런을 쳐서 굉장히 즐겁다"면서 "투수들이 추가점을 내주지 않고 꿋꿋하게 막아주는 것을 보면서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올해 진해수를 상대로 안 좋았는데 예전에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던 것을 생각해 타석에서 슬라이더만 노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휴식을 취한 두산은 롯데가 광주에서 KIA에 1-7로 패하면서 가만히 앉아 포스트시즌 진출 기쁨을 누렸다. 4위 두산(68승3무52패)은 남은 5경기에서 전패하고, 5위 롯데(59승4무57패)가 8경기를 모두 이긴다 하더라도 승률에서 앞선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선발 유창식의 호투와 김태균의 쐐기 3점포를 앞세워 치열한 선두 싸움 중인 LG를 8-1로 꺾었다. 한화는 올 시즌 두 번째 팀 전원 안타 기록을 세웠다. 목동에서는 NC가 9회초에 0-0 팽팽한 균형을 깬 노진혁의 결승 솔로 아치에 힘입어 넥센을 1-0으로 따돌렸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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