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 크라잉넛이 자신들의 음원 사용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아이돌밴드 씨앤블루와의 법정 공방에서 먼저 웃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 강형주)는 씨앤블루와 소속사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가 크라잉넛을 상대로 낸 허위사실유포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두 밴드의 충돌은 2010년 6월 씨앤블루가 케이블TV 음악프로그램에서 크라잉넛이 2002년 발표한 월드컵 응원가 '필살 오프사이드'를 틀고 공연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씨앤블루는 반주만이 아니라 크라잉넛의 노래까지 녹음된 AR(Audio Record)을 틀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했다. 이 공연은 씨앤블루의 일본 발매 DVD에까지 수록됐고 크라잉넛은 "저작권 등을 침해 당했다"며 씨앤블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씨앤블루 측은 "공연에서의 AR 사용은 방송사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씨앤블루도 반격에 나섰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크라잉넛이 언론 인터뷰 및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씨앤블루가) 본인들의 라이브 사운드인양 시청자와 일본 DVD 구매자들을 호도하고 지적재산권을 강탈한 행위에 대한 죗값을 져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자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크라잉넛 측이 판결 확정 전까지 일방적 주장을 못하게 하고 기존 홈페이지 게시글 등을 삭제토록 해달라는 씨앤블루 측의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크라잉넛 측의 언론보도 내용은 씨앤블루 측 주장도 담고 있으며 소송 제기 이유와 경위, 심경 등을 밝힌 것"이라며 "씨앤블루 측의 명예나 인격권이 현저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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