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리 구도(求道)의 길'을 걷는다. 천주교, 원불교, 기독교, 불교 4대 종단 지도자와 신도 등 국내외에서 1만여명이 참가하는 세계순례대회가 오는 28일부터 10월5일까지 열린다.
'아름다운 순례, 홀로 또 함께'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대회는 첫날부터 7박8일간 240㎞를 9개 코스로 나눠 걷고 폐막일인 10월5일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리는 종교화합 한마당이 펼쳐진다. 또 스페인의 산티아고, 프랑스의 사르트르 순례길과 의미를 나누는 자매결연식도 열린다.
개막식은 28일 오전 9시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폐막식은 10월5일 오후 5시 도청 공연장에서 열린다.
이 순례길은 각 종단과 연구원이 2009년 전주~완주~김제~익산을 잇는 240㎞를 연결하면서 '아름다운 순례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신도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발길도 이어지자 문화재청은 이곳을 '2010년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길'로 지정했다. 매달 한 구간씩 나누어 순례하는 '도보 카페'가 마련되는 등 전국적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무엇보다 이 순례길은 성지와 함께 지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길이다. 포장도로가 아닌 골목길이 대부분이어서 천천히 걸으면 열흘 정도 걸린다.
순례길은 1845년 한국인 첫 사제가 된 김대건 신부가 머문 나바위 성지(익산시 망성면)와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10여명의 순교자가 묻힌 천호성지(완주군 비봉면), 불교문화의 정수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 호남 최초로 1893년 설립된 서문교회(전주시 다가동), 신라 말기에 창건된 송광사(완주군 소양면) 등으로 연결된다.
이들 성지에서는 신부와 목사, 스님, 교무 등 각 종단이 깨달음을 전하는 '종교 교류의 장'도 있고 일부 교회와 절 등에서는 숙박도 할 수 있다.
또한 성지를 잇는 중간에는 가람 이병기 생가와 강암 송성용 기념관, 최명희 문학관, 한옥마을, 만경강 갈대밭, 제남리 둑길, 고산천 숲 속 오솔길도 만날 수 있다.
세계순례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 순례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로 다른 종교의 상생과 화합을 위해 탄생했다"며"이 길을 걸으며 분열과 반목의 사회가 진정으로 하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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