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복지공약인 기초연금 도입안 후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사의를 밝힌 적은 있지만 그 이유는 와전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의설이 언론에 흘러나온 지 이틀 만에 나온 당사자의 첫 공식 발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진영 복지부 장관은 현지에서 기자들에게 "서울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 당황스러운데, 공약 이행 책임을 느껴서 그렇다느니 이런 건 너무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 장관은 "보름 전에 그런 생각을 주변에 말한 건 맞다"고 말해 사퇴 의사를 인정했다. 그는 "복지부 장관으로서 열심히 해 보려고 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력감'의 의미에 대해 진 장관은"해 보고 싶은 게 많은데, 예산은 기획재정부가 꽉 쥐고 있고, 인원은 안전행정부가 꽉 쥐고 있고,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여당 실세 장관이 무력감을 표명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복지 주무장관의 '돌출 행동'에 당혹스러워하는 청와대의 기류를 의식하고 뒤늦게 면피성 발언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진 장관의 거취문제가 복지공약 후퇴 논란으로 확산되자 상당한 당혹감과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장관은 25일 새벽 귀국한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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