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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티 난 패딩, 벌써 동 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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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티 난 패딩, 벌써 동 날 지경

입력
2013.09.2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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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보다 상품을 찾는 고객이 2배 늘었다고 보면 됩니다. 원하는 색상과 사이즈를 사려면 지금 구매하셔야 해요."

주요 백화점들이 이달 초부터 문을 연 100만원대 이상 고가 패딩 매장이 구매하려는 이들과 재고를 문의하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 12일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5층 캐나다구스 한시매장 직원은 "지난 해 인기상품이 조기 품절돼 올해는 물량을 2배로 늘렸지만 남성인기제품의 경우 1차 물량이 다 판매됐다"고 말했다.

지난 해부터 불기 시작한 고가 패딩 바람이 올해는 더 거세졌다. 100만원, 심지어 200만원을 웃도는 패딩도 구하지 못해 안달이다. 지난 해 제품을 구하지 못한 고객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각 백화점과 패션업체들은 물량을 2배로 늘리고 예약판매까지 받고 있는 상황. 패딩 브랜드도 캐나다 고가 패딩 무스너클, 노비스, 프랑스 브랜드 아이작셀럼, 이탈리아 울리치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패딩의 주요 고객층은 20~30대. 아웃도어 점퍼를 입기엔 너무 학생처럼 보이고, 그렇다고 전통적인 코트를 입기엔 너무 구식처럼 느껴지는 젊은 직장인들이 패선과 실용성(방한)을 함께 갖춘 패딩 의류로 몰리고 있다.

패딩은 현재 패션의 대세가 된 상황. 하지만 아웃도어브랜드의 40만~50만원대 제품이 많음에도, 초고가 외국산제품이 훨씬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또 하나의 '과시소비'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대의 '등골 브레이커(고가 아웃도어점퍼 때문에 학부모들의 허리가 휜다는 뜻)'신드롬이 20~30대의 고가패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들여오는 200만원대 패딩 몽클레르는 6월말부터 신상품을 내놨는데 전년대비 2배 가까운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인기상품은 동이 났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일 매장에 신상품이 입고되자마자 행사 매장처럼 붐빌 정도였다"며 "인기 상품을 먼저 구매하기 위해 입고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캐나다구스 압구정점도 지난해보다 찾는 사람 2배 늘어난 상황.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에서도 이달 초 일부 점포에 캐나다구스를 들여왔는데 조기 품절됐다. 롯데백화점은 27일 본점 에비뉴엘 3층에 프리미엄패딩 전문 편집매장을 열고, 17일부터 26일까지 사전 예약판매를 하고 있다. 직수입을 통해 기존 보다 10~20%할인했는데 추석 연휴 기간 3억원가량 판매됐다. 롯데백화점은 200억원어치 규모로 캐나다구스, 무스너클 등의 제품 물량을 확보했다.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등 국내 아웃도어브랜드들도 50만~80만원대의 패딩을 한여름인 7월말부터 한달간 선판매했는데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00%이상 늘었다.

이처럼 고가 패딩이 인기를 끄는 것은 혹한을 예상하는 이들이 코트대신 패딩을 사는 데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있고, 패딩이 비즈니스캐주얼과도 어울려 활용도도 높기 때문. 하지만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상품으로 자신을 드러내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가 소유한 제품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비싼 패딩을 입음으로써 패션 트렌드에 뛰어나고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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