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방학 때 서울시내 편의점에서 일을 시작한 대학생 김모(22)씨는 시급이 최저임금(4,86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4,500원을 받았다. 김씨는 계약서를 쓸 때 최저임금에 대한 개념조차 알지 못했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계약서를 썼다.
#대학생 이모(23)씨는 한 음식점에서 주 40시간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받아야 하는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용주가 '애초에 계약서에 없었다'고 우기며 친분에 호소하는 탓에 결국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말았다.
서울시가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이 부당한 근로조건에서 일하지 않도록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등 기초 노동법 권리를 명문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서울시는 아르바이트 청년들의 권리와 이에 대한 사용자 의무 및 서울시 책무를 담은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장전'을 발표, 이를 토대로 만든 '서울형 표준근로계약서'를 사업자와 청년들에 배포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청년 아르바이트 시간제 근로자(3월 기준)는 42만 명에 달하고 이들을 고용하는 사업장 919개소 중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사업장이 789개소(85.8%)나 될 정도로 청년들의 노동 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이번 서울시가 발표한 권리장전은 '청년의 권리'와 '사용자의 의무', '서울시의 책무' 등 총 26개 조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저임금보장, 근로시간 준수 권리, 휴식에 관한 권리 등 '청년의 권리'와 이를 보장해야 한다는 '사용자의 의무'가 담겨 있다. 서울시의 책무로 권리보호 협의체 구성ㆍ운영, 공정하고 합리적인 근로환경 조성, 행복한 일터 발굴ㆍ홍보 등 정책적인 지원 내용도 담겨 있다.
서울시는 권리장전을 토대로 만든 '서울형 표준근로계약서'를 사용자와 청년들에게 배포하고 노동법을 모르는 청년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계약서에 임금지급의 원칙ㆍ법정근로시간 등이 명기된 '노동법상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거나, '1일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등의 노동법 관련 내용이다.
시는 이날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집하는 주요 사업자인 비알코리아, 롯데리아, 카페베네, 코리아세븐 등 10개 프랜차이즈기업과 청년유니온, 서울시교육청이 참석한 가운데 권리장전에 대한 공동선언 및 협약식을 맺고, 서울형 표준근로계약서 사용을 권고했다.
시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채용이 많은 기업과 청년에게 서울형 표준근로계약서를 배포해 그 동안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계약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10월부터는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서울형 표준근로계약서를 사용하는지 모니터링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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