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직물ㆍ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기기로 함에 따라, 59년 역사의 사명도 바뀌게 됐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1951년), 제일제당(1953년 현 CJ그룹 소속)과 함께 삼성그룹의 3대 모태기업으로 꼽힌다.
제일모직은 1954년 직물사업으로 출발, 1980년대엔 패션사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90년대에는 화학, 2000년부터는 전자재료사업으로 확대했다. 특히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핵심 재료인 폴리카보네이트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LCD용 편광필름 제조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을 합병하는 등 주식시장 등에선 이미 화학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실 제일모직의 사명변경은 모직사업 비중이 줄고, 화학 비중이 패션을 넘어서면서 10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제일모직(영문명 Cheil Industries Inc.)이라는 이름이 케미칼, 전자재료 사업구조를 반영하지 못해 회사의 면모를 알리기에 부적합하다는 주주들과 사내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것. 하지만 고 이병철 창업주가 직접 작명한 이름인데다, 모태기업 중 하나라는 점 때문에 결정이 미뤄져 왔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계속 모직이란 이름을 쓰기는 힘든 상황인 만큼 내년 주총 때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직’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제일’도 ‘삼성’으로 변경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