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를 저지른 이슬람 무장테러단체 알샤바브에 대한 케냐 정부의 무력진압이 사건 발생 하루 만인 2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그러나 완벽 진압에는 실패했고 여전히 인질 10여명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로 현재까지 집계된 사상자 수는 사망 69명, 실종 63명, 부상 200여명이었으나 진압과정에서의 총격전 등으로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에 따르면 케냐 정부군은 사건 발생 약 30시간 후인 22일 오후 일몰에 맞춰 헬리콥터를 이용해 4층 규모의 쇼핑몰 지붕으로 강하한 뒤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케냐 국방부는 진압시도 후 쇼핑몰에 갇힌 인질들을 거의 구출했고, 쇼핑몰도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 BBC 방송은 그러나 "무장괴한 10∼15명이 계속 저항하고 있고 건물 밖에서도 산발적인 총성이 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케냐 정부관리 발언을 인용해 무장괴한들이 쇼핑몰 3층 등에서 인질들을 모아놓고 대치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무장괴한들을 쇼핑몰 내 한곳으로 몰아넣은 정부군은 남아 있는 이들을 제압하고 마지막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AFP 통신은 "쇼핑몰에서 15분간 총격 소리가 이어지고, 폭발음이 세 차례 들렸다"면서 쇼핑몰 내부 무장괴한들이 정부군에 수류탄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무력진압 과정에서 정부군 4명이 다쳤으나 무장괴한의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군의 막판 공세가 시작되자 알샤바브는 공개적으로 인질 살해위협을 가했다. 알샤바브 대변인은 23일 성명에서 쇼핑몰 내부 무장괴한들에게 전적으로 인질들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을 줬다고 밝혔다.
"케냐가 소말리아에 군대를 파병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테러 공격을 벌였다"고 주장하는 알샤바브는 이날 미국 CNN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트위터에 이름이 오른 9명이 이번 사건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명단에 따르면 용의자 3명은 미국, 2명은 소말리아 국적이며 영국과 캐나다, 핀란드, 케냐 국적이 1명씩이다.
케냐 정부는 인명피해 최소화를 가장 우선으로 진압작전을 펼치는 중이라고 밝혔으나, 외신들은 추가 인명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FP 통신은 "지금까지 모두 1,000여명이 구출됐지만 인질이 남아있는데다 아직 쇼핑몰 내 시신을 모두 수습하지 못한 만큼 많은 사상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확인된 사망자 중에는 한국인 여성 강문희 씨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인도 미국 중국 네덜란드 남아공인 등 외국인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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