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 아스널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박주영(28)을 축구 대표팀에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홍명보 감독은 소속 팀에서 꾸준하게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주영과 기성용, 지동원(이상 선덜랜드), 김보경(카디프시티), 이청용(볼턴),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 등 잉글랜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한 홍 감독은 23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 기자회견에서 "2~3경기를 못 나가는 것은 봐 줄 수 있지만 장시간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은 문제"라면서 "대표팀은 2~3일 훈련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장시간 뛰지 못하는 선수를 뽑지 않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홍명보호'는 동아시안컵과 페루,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치르면서 '원톱 부재'에 시달렸다. 김동섭(성남), 서동현(제주), 조동건(수원), 김신욱(울산) 등 국내파에 이어 지동원,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아이티전을 제외하곤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고, 최전방 공격수가 만든 골은 전무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주영을 대표팀으로 불러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도록 도와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홍 감독은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원칙은 상황마다 바꾸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주영과 장시간 면담을 가진 홍 감독은 '애제자'가 빠른 시간 안에 예전 모습을 보여주길 기원했다.
그는 "박주영과 만나 현재와 미래를 얘기했다. 박주영은 부상에서 막 회복한 상태"라면서 "박주영이 대표팀 복귀를 강하게 열망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가 경험이 충분한 선수인 만큼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파문'의 당사자인 기성용의 대표팀 발탁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 감독은 "기성용이 이적 후 2경기를 치렀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컨디션이 계속 올라오는 상태"라면서도 "선덜랜드 감독도 경질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좀 더 지켜보겠고, 브라질과의 평가전 명단에 올릴지 여부도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전성기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성(32)에 대해선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박지성에 대한 생각도 없다"고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홍 감독은 "부임하고 2개월간 경기다운 경기를 한 것은 크로아티아전 한 차례에 불과하다. 이번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우리가 얼마나 본선 경쟁력을 갖췄는지, 뭘 더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홍명보호'는 다음달 브라질(12일), 말리(15일)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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