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억원을 들여 지난 7월 문을 연 경북 안동문화관광단지 내 유교랜드가 관람객 모으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덩치 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교랜드는 경북도관광공사가 2010년 안동시 관광단지로 안동문화관광단지에 착공, 연면적 1만3,349㎡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했다. 안동시와 도관광공사는 안동문화관광단지의 핵심시설인 유교랜드가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인 유교문화를 체험하는 테마파크형 체험 전시센터라며 대대적 홍보를 벌였다.
하지만 개관 이후 유교랜드의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임시개관한 6월 1만1,603명이 이곳을 찾았고 개관달인 7월 한 달간 1만591명, 방학특수가 기대된 8월 1만4,603명 등 지금까지 3만9,000여 명이 다녀갔다. 하지만 최근 개관 효과가 시들해지면서 평일 기준 관람객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등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오후 2시쯤에도 120여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유교랜드 주차장에는 직원들의 차량으로 보이는 3대만 세워져 있었다. 유교랜드 한 직원은 "평일에는 입장객 100명만 넘겨도 다행으로 여길 만큼 관람객이 적어 직원들 모두 우려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수학여행 유치를 위해 최근 국내 모든 교육청에 초청 공문을 보내고 각 지자체에도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공사 측도 경북도내 23개 시군 교육지원청 국ㆍ과장 회의와 경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를 유교랜드에 유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유교랜드가 덩치에 비해 고용창출 실적이 초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가 공사 측에 고용창출을 수차례 주문했지만, 시간당 수당을 받는 해설사 등 계약직 22명이 고작이다.
지역 전문가들은 또 유교랜드가 기존의 안동시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등과 차별화에 실패했고, 체험전시센터를 표방하며 막대한 예산을 들였으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특화된 킬러콘텐츠를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운영비와 시설유지비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동시는 지난 4월 경북도관광공사와 업무협약을 통해 2017년 12월까지 운영을 위탁, 유교랜드 및 관광단지 1차년도 운영비 명목으로 공사 측에 8억7,000만원을 지급했다. 공사 역시 기반시설유지비로 연간 4억600만원의 자체 예산을 쓸 예정이다.
유교랜드의 규모를 감안할 경우 앞으로도 크고 작은 유지비가 많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지역 유림단체에서도 나오고 있다. 공사 위탁운영 계약이 끝나는 2018년부터 안동시가 직영할 경우 적자부담이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라는 우려다.
안동 지역 한 유림단체 대표는 "유교문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재미없고 고루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미를 주는 킬러콘텐츠를 제시해야 한다"며 "관 주도형의 무미건조한 관광정책을 지양하고, 지역유림 및 민간전문가들이 함께 경쟁력을 고민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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