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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회담 결렬] 빈손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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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회담 결렬] 빈손으로 끝났다

입력
2013.09.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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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16일 국회 3자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박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과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 등의 현안에 대해 기존 청와대 입장을 되풀이 하며 민주당의 요구를 대부분 일축했다. 민주당은 회담 직후 '회담 결렬'을 선언하고 장외투쟁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여야 대치 정국은 추석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3자 회담에서 채 총장사퇴 파동과 관련, "법무장관이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사표를 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서도 "내가 직접 관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사과할 일이 아니다"며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을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에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며 거듭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다만 "국정원 사건은 재판결과가 나오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고, 국정원 개혁에 대해 "앞으로 선거나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겠다"며 "역대 어느 정부 보다 강도 높은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본관 옆 사랑재에서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김 대표는 국정원 사건에 대한 대통령 사과 및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채 총장 사태와 관련한 법무장관과 민정수석 책임론 등 7개항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회담 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상당 시간 사과에 대한 공방이 오갔으나 답을 듣지 못했고, 7가지 요구를 두고 평행선을 그었다"며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서 민주주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다는 게 제 결론"이라고 말했다.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자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서로 "회담 결렬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상대방을 비난했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 의지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알렸기 때문에 국민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분위기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사랑재 본실에서 국회의장단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러시아와 베트남 순방 결과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이병석·박병석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황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취임식 이후 처음이며 국회에서 야당 대표와 정국 현안을 논의한 것은 전례가 없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순방 성과를 알리면서 여야 의원들이 참여하는 '여야 동반외교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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