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중국이 남의 일에 함부로 나서지 말라며 일축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해 5월 티베트 분리 독립 운동을 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를 만난 뒤 냉각된 양국 관계의 회복이 더 힘들어질 공산이 커졌다.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는 16일 중국 외교부 홍콩특별행정구 주재 대변인이 "홍콩 정치제도 문제와 관련, 어떤 외국의 정부나 관원도 방자하게 이래라저래라 지시할 수 없고 멋대로 말할 수 없으며 간섭하는 것은 더 더욱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전날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홍콩의 정치제도 발전은 홍콩기본법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외국의 그 어떤 지원도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당 국가와 그 관계자는 언행에 신중하고 홍콩의 안정과 발전에 해로운 언사를 삼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도 "장관 선거는 중국 내부의 일로 영국 및 기타 다른 국가와는 관계가 없다"며 "홍콩은 영국 정부 및 기타 국가의 어떠한 지원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휴고 스와이어 영국 외무부 부장관은 최근 한 신문 기고문을 통해 "홍콩인이 보통선거를 통해 진정한 선택을 하고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영국은 언제든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간선제로, 친 중앙 정부 인사에게 유리한 형태다. 홍콩은 2017년부터 직선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반중(反中) 성향 인사는 아예 입후보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걸러내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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