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공원 테니스코트에 16일 모처럼 ‘꽃’이 활짝 피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국내 유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DB코리아오픈(총상금 50만달러ㆍ5억4,000만원)에 상위 시드를 배정받은 선수들의 기자회견이 열렸기 때문이다.
선두주자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한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24ㆍ폴란드)다. 라드반스카는 WTA 랭킹 4위로 지난해 윔블던테니스 단식 준우승, 올해는 4강까지 오른 강자다. 또 2011~2012년 2년 연속 WTA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로 뽑히는 등 미모와 기량을 뽐내고 있다. 2005년 WTA에 데뷔해 프로 8년차다. 라드반스카는 단식우승 12회, 복식 우승 2번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톱 시드를 받았다.
라드반스카는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마리아 키릴렌코(25ㆍ러시아)로부터 ‘KDB코리아오픈이 매우 멋진 대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첫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특히 “조급해하지 말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수년째 제자리 걸음인 한국 테니스에 조언했다. 라드반스카는 “세계 상위 랭커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열정을 갖고 한다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드반스카는 또 최근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의 누드 화보를 찍은 것에 대해서도 “옷을 벗고 찍는 것이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 화보에는 이미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출연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더 찍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랭킹 49위 율리아 괴르게스(25ㆍ독일)도 “열정을 갖고 즐기면서 경기를 하면 (한국에서도) 언젠가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드반스카는 단식 본선 1회전에서 71위 알렉산드라 카단투(23ㆍ루마니아)와 맞붙는다. 1회전은 17일 열릴 예정이다. 14일 예선전을 시작으로 개막한 이번 대회 결승전은 22일 열린다. 한편 대회 총괄 진행자인 이진수(49ㆍJSM대표)토너먼트 디렉터는 “10년 연륜을 쌓은 올 시즌 KDB코리아오픈은 랭킹 79위 선수도 예선을 거쳐야 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라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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