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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히트 비결? 스스로 재밌어 하는 일 소신껏 밀고 나간 결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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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히트 비결? 스스로 재밌어 하는 일 소신껏 밀고 나간 결과죠"

입력
2013.09.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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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을 지키는 작가만이 무한 경쟁시대에 오래 살아 남을 겁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드라마 작가 반 가즈히코(59)와 오자키 마사야(53)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13 방송작가 국제포럼'에서 신인 드라마 작가와 작가 지망생들에게 한 말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과 인연이 깊다. 반씨는 아내가 재일동포여서 한국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안다. 33년간 일본 TV 드라마의 역사를 함께 한 그는 2007년 배우 이준기 주연의 한일합작 영화 '첫눈'을 썼고, 현재 일본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다. 20여년 경력의 오자키씨도 한국에서 리메이크된 '결혼 못하는 남자'(2009)의 원작자이며, 한일 합작 영화 '트라이앵글'(2009)의 시나리오를 쓴 스타 작가다. 일본 배우 아베 히로시 주연의 '전업주부', '결혼 못하는 남자', '하얀 봄' 등을 떠올리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은 드라마를 히트시킨 비결을 "좋아하는 것을 밀고 나간 결과"라고 했다. "한 장르에 구애 받는 게 싫어서 코믹한 내용이나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드라마를 썼어요. 그랬더니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로 인식됐고,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게 됐죠."(반) "작품을 쓰면서 드라마틱한 구성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리얼리티에 집중했어요. 인간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그리는 데 재미를 느끼며 한국에도 알려진 것 같습니다."(오자키)

이들이 추구하는 건 작가주의 원칙을 지키는 거다. 한국 드라마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얘기다. 방송사의 입김과 시청자의 의견으로 결말이 바뀌기도 하고, 심지어 작가까지 교체되는 게 우리의 현주소다. 시청률에 연연하기 때문이다. 김수현 노희경 김은숙 등 몇 안 되는 스타 작가 외에 대부분의 작가들은 방송사와 시청률에 흔들린다.

이런 현실에 두 사람은 놀라워했다. 일본에서는 작가의 의견과 개성을 존중하는 시스템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서다. 대본이 나오기 전 작가와 배우, 프로듀서가 스토리와 캐릭터 등 큰 틀을 함께 만들고, 그 다음은 전적으로 작가의 필력에 맡긴다고 한다. 반씨는 "드라마의 구성이나 캐릭터 등을 바꾸는 엄청난 일을 할 때는 프로듀서와 긴밀한 상의를 거친다"며 "한국 작가 동료들에게 그런 고충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웠다"고 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오자키씨는 "시청률이 낮으면 스트레스를 받곤 하지만 인터넷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시청자 의견은 일절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청률에 신경 쓰다 보면 중심을 잃게 되고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 있다는 것.

"항상 후배들에게 얘기하는데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더 집중적으로 파헤쳐야 해요. 자신감을 갖고 말이죠. 그러면 한국 드라마처럼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을 그릴 수 있죠. 시청자의 예상은 빗나가도 기대는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반) "평소 많은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해요. 영화 '랑데부'(2010) 로 감독 데뷔했듯 연출에 관심이 높아요.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지식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요."(오자키)

강은영기자 kiss@hk.co.kr

선임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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