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좋아하는 어르신들의 심리를 악용, 제조원가 수 천원에 불과한 음료수 등을 무려 13만원에 판매한 업자와 판매원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 고령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시중가 5,000~1만원인 저가 음료수 등을 만병통치약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A홈쇼핑 대표 김모(56ㆍ여)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판매원 등 4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4월부터 최근까지 대구 부산 광주 경기 등 전국 7개 지역에 전화통신판매소를 설치한 뒤 불법으로 취득한 20만건의 개인정보를 이용, 전화를 걸어 “소멸예정인 남은 포인트를 사용하면 할인해 준다”는 방식으로 고령자들을 현혹시켰다. 판매 제품은 일반 식품인 블루베리 구지뽕 산양삼 추출물 등으로 의약품은커녕 건강기능식품도 아닌 단순 음료수로 시중판매가는 5,000~1만원이지만 제조원가는 수천원에 불과하며 이것을 12만8,000원이나 받았다. 이들에게 속아 제품을 구입한 사람은 무려 9,994명에 달했다.
김씨는 2년여 전 서울역 커피숍에서 30대 남자로부터 20만명의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가 포함된 개인정보가 담긴 USB메모리를 넘겨받은 뒤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들에게 있지도 않은 ‘포인트’ 얘기를 꺼내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일부 가정에서는 어르신과 자녀들이 심각한 다툼을 벌이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누구보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몸에 좋다’고 하니 덜컥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추석 등 명절 전후로 이 같은 일이 기승을 부리는데, 선물용 건강식품의 허위과장 광고에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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