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오싱(李肇星ㆍ73ㆍ사진) 전 중국 외교부장이 중국인은 자부심을 가질 필요는 있지만 절대 교만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리 전 외교부장은 12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 칭화(淸華)대 연구원 강연에서 “최근 중국의 국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인은 자부심을 가질 순 있지만 거만하게 굴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광둥에서 발행되는 양성만보(羊城晩報)가 전했다. 그는 “어떤 이는 중국이 이미 떨쳐 일어난 만큼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중국이 세계 제2의 대국으로 미국과 양대 강대국(G2)이 됐다고 한다”며 “그러나 누가 믿겠는가, 바보만이 이 말을 믿는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 이야기를 하며 이탈리아 최고의 시인 알리기에리 단테의 고향인 플로렌스를 방문했을 때 가장 큰 자랑거리가 뭐냐고 물었더니 발레를 발명한 한 식당 종업원이라는 뜻 밖의 대답을 들었던 사연을 소개했다. 또 스코틀랜드의 가장 큰 자부심은 골프를 창안한 가난한 목동이란 점도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경제 규모에선 다소 커졌을지 몰라도 각 분야에서 모두 선진국 수준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전 부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잇따른 해외 관광 추태 등과 관련, “중국인이라는 신분을 잊어선 안 되며 해외에선 각 개인이 중국을 상징한다는 것도 망각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리 전 부장은 50년 가까이 외교 무대에서 활약하며 180여개국을 방문했다. .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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