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오염수 유출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 일대 8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의 수입을 우리정부가 전면 금지하자 일본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농림수산성은 한국의 수입금지 철회를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WTO의 분쟁해결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손발을 걷어붙이고 사태 해결에 매달려도 버거울 정도로 연일 파문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주변 피해국의 최소한의 자구조치를 문제 삼는 일본 정부의 인식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원전 오염 수습 여부를 떠나 국제사회에 또 한번 일본 정부의 비도덕성과 불신을 드러내는 것임을 경고한다.
그렇잖아도 아베 정권의 원전 수습책은 현실성을 의심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오염수가 원전 항만 내부 0.3㎢ 범위 내에서 완전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IOC 위원들은 이 말을 믿고 하계올림픽 주최도시로 도쿄를 낙점했다. 그러나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핵심 연구원이 "지금은 통제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고 하고, 호세이대학의 교수는 "아베 총리의 뻔뻔함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힐난할 정도로 내부에서조차 원전 오염수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이 와중에 후쿠시마 원전 인근 우물에서 검출된 트리튬(삼중수소) 농도가 닷새만에 무려 36배 급상승하는 등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주변국의 조치를 비난하는 태도가 아니라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산된 데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주변국의 협조를 얻어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는데 진력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임을 알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