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13일 아프가니스탄 서북부 최대도시 헤라트의 미국 영사관에 자살 차량폭탄 테러를 시도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 폭탄 테러 차량에 탑승한 무장괴한들이 영사관 정문으로 돌진해 두 차례 자살폭탄을 터트리고 영사관 무장요원들과 총격전을 벌였다.
미 국무부는 "영사관 정문과 건물이 60m 가량 떨어져 미국인 사상자는 없으나 정문이 크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아프간 출신 경찰 등 2명과 탈레반 대원 5명이다.
탈레반은 테러 발생 직후 AP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공격이 자신들 소행이며 미국인 사상자가 여러 명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은 그러나 "수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헤라트 영사관 직원들이 모두 안전하다고 발표했다"며 "탈레반이 피해 규모를 부풀린 것 같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9.11테러 11주년에 정확히 맞춰 지난해 알카에다가 감행한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습격과 이번 공격이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 하에 미 정부가 추가 테러를 대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지난달 안전과 보안을 위해 이슬람권 국가의 재외공관 일부를 폐쇄하기도 했다.
특히 아프간 정부가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부터 모든 지역의 치안 책임을 넘겨받은 뒤라, 불안한 치안을 틈 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공격은 기존 탈레반의 활동이 집중됐던 아프간 남ㆍ동부가 아닌 서부지역에서 발생했다. 미군 위주로 구성된 10만 명 규모 나토군은 내년 말로 전투임무를 마치고 철수할 예정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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