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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이란에 미사일 공급 재개"… 농락당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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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이란에 미사일 공급 재개"… 농락당한 미국

입력
2013.09.1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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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의 중재안을 제시했던 러시아가 이란에 방공 미사일 공급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미국과 러시아 간 '시리아 해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시리아 문제를 두고 미국과 대화 모드를 조성했던 러시아가 이란과의 무기거래 대화 재개에 나설 것으로 보여 미국의 외교전략을 농락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란에 방공 미사일 공급을 재개하고 러시아가 건설을 지원한 이란 남부의 원자력발전소에 제2원자로를 세우기로 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13일 키르기스스탄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푸틴은 유엔의 제재로 공급이 무산된 기존 방공 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난 S-300VM 5기를 공급하는 대신 이란이 러시아를 상대로 제기한 40억달러 상당의 미사일 공급계약 파기 소송을 취하하도록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존하는 가장 정교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 중 하나로 꼽히는 S-300 시스템이 이란에 건네질 경우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2010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판매 계획을 취소할 당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모스크바를 수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움직임이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의 협상에서 '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국가정보위원회에서 러시아-유라시아 지역을 담당했던 피오나 힐은 "러시아가 이란에 방공 미사일을 판매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이틀 일정의 실무회담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미국도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미 관리를 인용, 중앙정보국(CIA)이 최근 2주에 걸쳐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넘겨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제안한 중재안에 따라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이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국제사회 통제 아래에 두고자 한다면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과 군사개입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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